북한 평안북도 의주군에 조성된 수재민 텐트촌이 축구장 3개에 달하는 대규모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수해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미국의소리(VOA)는 미국 민간위성 기업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의주군 일대에 넓은 대지를 덮고 있는 주황색과 노란색 물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물체들이 있는 4곳의 대지 면적을 합하면 1만 7000㎡ 이상으로, 국제 규격 축구장 3개와 맞먹는 크기다.
VOA는 이 주황색과 노란색 물체들이 수재민을 위한 천막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들이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수재민 천막촌 방문 사진에서도 유사한 색상의 천막이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이 대규모 천막 단지가 8월 초에 식별됐다는 점에서 수해 피해 이후 형성된 이재민 시설로 추정된다. VOA는 "그만큼 수해로 집을 잃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해 발생 3주가 지난 시점에도 천막 단지가 철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해복구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의주비행장 위성사진에서 활주로와 유도로 등 주변 도로가 텅 비어 있는 모습도 수해 피해의 심각성을 뒷받침한다고 VOA는 설명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사회기반시설 투자 부족이 이번 침수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수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방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나 북한에서는 수십 년 동안 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이번 수해 피해와 관련해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복구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상황 파악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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