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298380) 비전 3.0의 핵심은 ‘폭발적 성장’이다. 이상훈 대표는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이중항체 ADC’를 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중항체 ADC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4세대로 구분되는 이중항체 ADC는 두 개의 다른 특성을 지닌 항원을 표적해 암세포에 정확히 결합하는 기전이다. 암세포 내부로 약물이 침투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개발이 쉽지 않고 비용 부담도 커 글로벌 빅파마들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다. 이중항체 ADC 시장이 아직 무주공산인 이유다.
하지만 앞으로 이중항체 ADC가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는 이견이 없다. 최근 빅파마들이 유망 기업의 이중항체 ADC를 사들이는 이유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비전 2.0의 핵심 목표인 안정적인 재정 기반 마련을 위해 이중항체 ADC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중국의 시스트이뮨에서 임상 1상 단계의 이중항체 ADC를 11조 원에 샀다. 업프런트(계약금)만 1조 원에 달한다. 미국 머크(MSD)도 다이이찌산쿄에서 30조 원을 들여 ADC 후보 물질 3개를 샀다. 다이이찌산쿄는 업프런트로 5조 원을 받았다. 이 대표는 “BMS 계약 건으로 이중항체 ADC의 향후 시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후기 임상에 도달한 이중항체 ADC는 전무하고 초기 임상 역시 손에 꼽는다. 임상에만 진입해도 개발 선두 주자 지위를 노릴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년 미국에서 이중항체 ADC인 ABL-206, ABL-209, ABL-210의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 법인 에이비엘바이오USA도 이중항체 ADC 사업 확장에 힘을 싣기 위해 설립했다. 최근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진행된 유상증자 1400억 원도 대부분 미국 법인에 쏟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비임상 데이터에서도 기존에 존재하는 단독항체 ADC보다 효능과 안전성이 높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표가 비전 2.0단계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는 빅파마와의 제휴다. 그는 “노바티스와 제넨텍의 ‘루센티스’ 협업을 이상적으로 본다”며 “리제네론·암젠·노바티스 등 빅파마와 협업을 늘려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바이오벤처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했다. 루센티스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다.
이 대표는 본인을 “헝그리한 사람”으로 표현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이유다. 그는 “신약 개발 영역에서는 연구원보다, 비즈니스 면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보다 더 많이 공부하면서 고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빅파마들이 ‘이중항체 ADC’ 선두 주자 에이비엘바이오를 먼저 찾아오도록 하는 게 향후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빅파마들이 찾아왔을 때 4-1BB 이중항체가 비임상 단계라 기술 수출 등의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것을 지금도 아쉬워했다. 이 대표는 “현재 이중항체 ADC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벤처만 진출해 있다”며 “빅파마들이 이중항체 ADC를 찾을 때는 우리가 준비돼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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