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협상 중인 캐나다 철도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물류대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 간 화물운송이 전면 중단될 경우 농산물부터 자동차까지 무역 전반에 영향을 미쳐 북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이하 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1일까지 노사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2일 0시부터 캐나다 전역의 화물 철도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 캐나다 양대 철도회사인 캐나다국영철도(CNR)와 캐나다태평양철도(CPKC)는 22일 0시를 기해 캐나다의 거의 모든 화물 철도 서비스를 폐쇄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앞서 철도노조인 팀스터즈캐나다(TCRC)는 72시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TCRC는 사측과 임금 인상, 복리후생, 승무원 스케줄 등을 놓고 장기간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는 근로자는 총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와 미국은 철도 노선이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캐나다 전역의 화물 철도 운행이 중단될 경우 미국 경제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철도 운송 규모는 양국의 총양자무역 3824억 달러(약 510조 8481억 원)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철도 운영사인 유니언퍼시픽은 캐나다의 철도 파업은 북미 경제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짐 베나 유니언퍼시픽 최고경영자(CEO)는 스티브 매키넌 캐나다 노동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파업으로 하루에 유니언퍼시픽 열차 2500대 이상이 국경을 넘지 못하게 된다”고 전했다.
특히 북미 지역 농산물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국 간 농산물 수출입은 대부분 철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약 30개의 북미 농업 단체들은 양국 정부에 화물 열차 운송 중단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서한에서 “파업의 영향은 캐나다와 미국의 벌크 상품 수출 업자에게 특히 심각할 것”이라며 “트럭 운송이 농업 선적 업체에 대체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캐나다에 수출한 농산물은 총 282억 달러(약 37조 6752억 원)로 중국과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반대로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캐나다 농산물은 401억 달러(약 53조 5575억 원)에 달해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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