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는 시세보다 약 30% 싸게 집을 살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흉가 매물’이 주목받고 있다. 자살이나 살인, 사고사 등 사망사고가 발생한 집임에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나 흉가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이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홍콩에서 흉가 투자를 하고 있는 군라우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귀신 아파트의 왕’이라는 별칭을 가진 군라우 씨는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사고사 등을 당한 주택만 전문으로 파는 투자자다.
그가 이런 흉가 매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3년 그가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중 한 곳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면서다. 당시 그는 해당 아파트를 싸게 내놓았지만 잘 팔리지 않았는데, 어렵게 나타난 구매자는 바로 외국인이었다.
군라운씨는 “인내심이 있다면 나쁜 부동산을 파는 데 성공할 수 있다”며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중국 미신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흉가 시장’에서 이들이 고객의 기반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흉가 전문 투자자 조세프 엔지 군라우는 20일 매체를 통해 “외국인은 광둥어(홍콩 등 중국 남서부에서 쓰는 방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귀신이 말을 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귀신이 나오는 집을 임대해도 매우 좋아한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은 3년 연속으로 외국인이 살기에 가장 비싼 도시로 조사됐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머서가 발표한 ‘2024 도시 생활비 랭킹’에서 홍콩은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이 살기에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도시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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