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공장을 직접 찾아 최상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유지하라고 주문했다. 자녀들 간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자신의 건강을 둘러싼 의혹을 불식하고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21일 충청남도 금산군 제원면 소재의 한국타이어 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점검했다. 그는 금산 공장 내 초고성능타이어(UHP) 생산 및 자동 적재 시스템(MBR) 라인 등을 직접 살피고 폭염 속에 근무 중인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조 명예회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3월 형인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장 이후 두 번째다.
조 명예회장은 공장 관계자들에게 “우위를 넘어 이제는 판매량 압도와 차원이 다른 품질을 시장에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장 내 모든 시설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생산 초기 단계부터 철저하게 품질 관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타이어 금산 공장은 대전 공장에 이은 회사의 두 번째 국내 생산 기지로 1997년 약 90만 ㎡(약 27만 평) 규모로 완공됐다. 이 공장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타이어를 생산하는 글로벌 전초기지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에 있는 글로벌 생산 거점과 함께 연간 1억 개 이상의 타이어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조 명예회장은 이번 현장 방문으로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고 그룹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2020년 7월 조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을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넘긴 것과 관련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로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지난달 30일 대법원은 조 이사장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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