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주(州)를 상대로 2주 가까이 공격을 퍼붓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결국 시간이 흐를 수록 전략적 패배에 가까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치학자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쿠르스크 급습은 안 그래도 제한적인 우크라이나의 병력을 고갈시키고, 러시아가 다른 전선에서 우위를 점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국영고등경제학교의 정치학자 바실리 카신도 "쿠르스크 침공은 자원이 더 많은 러시아가 이점을 누리는 소모전을 확대하고 장기화할 뿐"이라고 진단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다른 전선에서 그랬던 것처럼 충분한 병력을 쿠르스크에 투입해 우크라이나군을 봉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보다 상대적으로 군사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기습 공격 후 처음으로 해당 무기 사용도 시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이날 텔레그램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이날 미국이 지원한 다연장로켓 '하이마스(HIMARS)'를 사용해 쿠르스크에서 주내 교량에 이어 러시아군이 새로 설치한 부교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진격전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서방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강력 반발했다.
간밤 동안 양측은 상대국 수도를 향한 사상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습을 퍼부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상공에 나타난 드론 11대를 포함해 전국에서 모두 45대의 드론을 밤새 방공망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3월부로 러시아 서부 라잔·로스토프주(州)에 드론을 띄워 정유시설을 파괴하긴 했지만, 수도를 겨냥해 이처럼 드론을 무더기로 날린 건 개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를 겨냥해 날린 드론과 미사일 등 수십대도 격추됐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군사작전 외에도 외교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이로써 유럽연합(EU) 합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23일 러시아와 밀월 관계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초빙해 양국간 관계 개선을 모색하며 러시아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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