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을 받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와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2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2020년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전 부문장의 배우자이자 바람픽쳐스의 대주주인 배우 윤정희씨에게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인수 대금을 부풀려 회사에 319억 상당의 손해를 가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이 공모해 당시 바람픽쳐스를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싸게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바람픽쳐스는 2017년 2월 설립 후 매출이 전무했고 사무실과 직원조차 없었다. 이들은 제작사의 실소유주가 이 전 부문장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같은 해 4월~9월 사이 카카오엔터의 자금을 투입해 작가·PD 등을 영입하고 드라마 기획개발비 및 대여금 명목으로 337억 원을 지급했다.
이듬해 3월~5월에는 카카오엔터가 400억 원을 투입해 바람픽쳐스를 인수하게 하며 이 전 부문장은 총 319억 상당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인수가액은 외부 회계법인 실사나 가치평가 없이 한 로스쿨 교수의 자문에 따라 임의적으로 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문장은 청탁 대가로 김 전 대표에게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와 통장 등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 전 대표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미술품 ·다이아목걸이 등 명품 구입과 생활비 사용에 총 12억 5646만 원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 전 부문장은 2017년 바람픽쳐스가 다른 콘텐츠 제작사로부터 드라마 기획개발비 명목으로 받은 60억 5000만원 중 10억 5000만원을 부동산 매입·대출금 상환 등 개인적 용도로 유용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넘어온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던 중 이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직접 수사에 나섰다.
올해 1월과 2월에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 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당초 "범죄의 성립 여부 및 손해액 등을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검찰은 바람픽쳐스의 사내이사를 지낸 장항준 감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인수 과정 전반에 대한 보강 조사를 거쳤으나 “현 단계에서는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도망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등의 이유로 재차 퇴짜를 맞으며 불구속 기소를 하게 됐다.
한편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 측 변호인은 이날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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