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골프먼슬리,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등은 톱100 골프장을 뽑는다. 극소수의 최고 골프장을 뽑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도 골퍼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경험해본 코스가 리스트에 들어 있는지 확인하거나 다음에는 리스트 중 어디를 가볼지 계획하는 일은 그 자체로 골프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격년으로 한국 10대 골프장을 뽑는 서울경제신문과 서울경제 골프먼슬리는 이와 별도로 ‘대한민국 권역별 톱7 골프장’도 선정하고 있다. 총 49곳이다. 2년 전 국내 최초로 시도했고 이번이 두 번째 발표다. 전국 골프장 수가 550개(18홀 기준)를 넘긴 가운데 골프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이번 작업은 ‘K골프장’을 소개하는 일종의 안내도가 될 것이다.
강원·충청·전라·경상·제주권에다 골프장 수가 많은 수도권은 경인 북서와 경인 남동으로 나눠 7개 권역에서 7곳씩 선정했다. 2년 전의 첫 선정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서울경제 한국 10대 골프장(2023년)과 한국 10대 회원제 및 퍼블릭 골프장(2022년)에 뽑힌 곳은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번 권역별 톱7 골프장들은 올해 말 발표 예정인 2024 한국 10대 회원제 및 퍼블릭 골프장의 후보에 자동 포함된다.
미식에 관심 있는 골퍼라면 10대 골프장을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권역별 톱7을 미슐랭 빕구르망 레스토랑에 비유할지도 모르겠다. 빕구르망은 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뜻한다. 하지만 권역별 톱7은 10대 골프장 평가 기준을 똑같이 따랐고 이른바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어서 미슐랭 스타-빕구르망의 구분과는 다르다.
권역별 톱7에 포함됐다는 것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 번째는 최고 수준의 골프장으로 인정받았다는 영예다. 다른 하나는 모범적인 관리와 운영으로 지역 내 업계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 한국 골프 문화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이다. 권역별 톱7 골프장 선정은 지역 골프장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건전한 경쟁을 유발해 전반적인 ‘밸류업’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일이다.
선정 작업은 서울경제 한국 10대 골프장 선정위원회의 패널리스트 51명이 권역별로 15곳씩 후보 리스트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다. 패널리스트들은 이 리스트 안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각 권역의 1~7위를 뽑았다. 1~7위에 각각 7~1점을 부여해 톱7 골프장을 가렸다. 평가 항목은 10대 골프장 평가와 같은 시험성, 공정성, 심미성, 코스 유지 관리, 안전성, 리듬감, 전통성 및 기여도, 종업원의 전문성 및 서비스, 클럽하우스, 평판 및 피드백이다. 건강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톱7 내 순위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선정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가 골프장 조성을 위한 꽤 다양한 캔버스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권역)에 따라 내륙의 산악부터 해안과 간척지, 섬에 이르기까지 특색 있는 지형과 경관·식생을 갖춘 개성 넘치는 골프장들이 즐비하다. 꼭 가봐야 할 골프장 49곳 리스트는 골프 라운드의 황금기 가을을 준비하는 골퍼들에게 설레는 참고서가 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9월호에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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