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은 '래미안원펜타스'에서 잔여 세대가 무려 50가구나 나왔다. 부정 청약에 대한 정부의 전수 조사가 예고된데다 높은 분양가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을 느낀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래미안원펜타스 분양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적격 및 계약 포기 등으로 나온 잔여 세대는 총 50가구다. 특별공급에서 29가구, 일반공급에서 21가구 등이다. 전체 일반분양 물량 292가구의 약 17%에 해당한다.
지난달 말 청약을 진행한 래미안원펜타스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시세 대비 공급가가 싸 인기를 끌었다. 평(3.3㎡)당 평균 분양가는 6736만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책정돼 전용 84㎡ 분양가가 20억 원이 넘지만 인근 시세보다는 싸 ‘로또 분양’으로 불렸다. 전용 84㎡의 분양가는 23억 3000만 원 수준으로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의 전용 84㎡가 40억 원대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20억 원 가량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셈이다. 이에 1순위 청약에서 10만 명 가까이 지원하며 5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자 중에서 청약 가점 만점자도 3명이나 나왔고, 최저 당첨 가점도 대부분 70점을 넘겼다.
하지만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당첨자 계약 과정에서 부적격 지원자가 대거 발견됐고, 일부는 자금 조달 부담에 계약을 포기해 잔여 세대가 대거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는 실거주 의무 유예 3년을 적용받아 임차인을 구해 잔금 일부를 낼 수 있지만 후분양 단지라 잔금 납부 기한이 짧다.
또 높은 청약 가점 커트라인에 위장 전입 등 부정 청약 의혹이 나오자 국토교통부가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한 점도 계약 포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잔여 물량은 당첨 예비자들에게 순서가 돌아간다. 청약을 진행할 때 부적격 당첨자 등이 나올 것을 대비해 물량의 500%를 예비당첨자로 뽑는다. 분양 관계자는 무순위 청약까지는 가지 않고 예비당첨자에서 잔여세대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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