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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몸에 전기충격 '비명'…"고문은 그들에게 기분전환 놀이였다"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당한 고문

요미우리 신문 보도

우크라이나 포로 95% "고문 경험"

러시아군 비인도적 처우 충격

본국으로 송환된 우크라이나 포로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2년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군 포로에 대한 고문과 비인도적 대우가 문제시돼 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4일 최근 11개월간 극심한 고문을 견뎌낸 전 우크라이나군 병사의 처참한 실상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인간성을 파괴하는 지옥 같은 나날이었습니다." 지난 7월 8일 키이우에 사는 마크심 콜레스니코프(48)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금융기관에 근무하던 콜레스니코프씨는 침공 직후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원입대해 키이우 근교 마카리프에서 러시아군과 싸웠다. 2022년 3월 20일, 통신시설 방어 임무 중 러시아군 전차에 포위당해 지휘관이 항복을 결정했다. 콜레스니코프씨를 포함한 약 50명이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고 나왔고 러시아군은 그들의 손을 묶고 눈을 가린 채 차량으로 이송했다.

벨라루스를 거쳐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주 교도소에 도착하자 포로 지배를 위한 고문이 시작됐다. 아침저녁으로 한명씩 복도로 불려나가 쇠막대기 등으로 구타당한 뒤 바닥을 질질 끌려 다녔다. 알몸으로 건물 안을 뛰게 하고 "러시아에 영광을"이라고 외치도록 강요받았다.



가장 무서웠던 건 샤워 시간이었다. 교도관 여러 명이 포로를 제압한 뒤 젖은 몸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고 교도관들은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고문은 그들에게 단순한 기분 전환용 놀이 같았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통신에 따르면 포로가 된 우크라이나군은 올 1월 기준 약 8000명에 달한다. 콜레스니코프씨는 11개월간의 가혹한 포로 생활로 체중이 32kg이나 줄었다. 석방된 지 약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고문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인권감시단에 따르면 러시아의 포로 고문은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으며 포로가 된 우크라이나군의 95%가 고문을 경험했다고 한다. 인권감시단은 이를 포로의 인도적 처우 등을 규정한 제네바 협약 위반이라며 거듭 비난해 왔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군 포로 고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7월까지 54차례 포로 교환이 이뤄져 총 3400여 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귀환했다. 콜레스니코프씨는 지난해 2월 117명의 포로 교환 중 한 명으로 석방됐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고문으로 상처 입은 다리와 엉덩이에 흉터가 남아있고, 근육은 위축돼 예전 상태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는 “포로 생활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전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는 굴복할 수 없다. 우리의 존망을 건 전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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