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택 소유주들이 강도 예방을 위해 구글 지도에서 자신의 집을 흐릿하게 만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경찰서의 라이언 레일백 경관은 "남부 캘리포니아 일대 주택 소유주들이 잠재적 강도를 막기 위해 구글 지도에서 집을 흐릿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일백 경관은 “이 방법으로 범죄자들이 재산 가치와 보안 장치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게 해 강도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며 "범죄자들이 새로운 수법을 찾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구글 측은 이에 대해 "사용자가 원한다면 집을 흐릿하게 만드는 것을 허용한다"며 "버튼을 클릭해 요청하면 된다"며 "사생활 보호를 위해 얼굴과 번호판을 자동으로 흐리게 하는 기술도 사용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존 제이 형사사법대학의 크리스토퍼 허먼 교수는 "구글 지도에서 집을 흐리게 하는 안전 전술은 수년간 있어왔다"며 "강도들이 특정 집을 노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자들은 귀중품과 보안 장치를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집 이미지를 찾는다"며 "구글 맵에서 집을 흐리게 하면 이런 정보를 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도둑들이 집이 흐려진 이유가 숨길 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이 있어서라고 의심할 경우 오히려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집 흐림' 기능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글 지도에서 집을 흐리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해당 주소의 스트리트뷰 이미지에서 '문제 보고' 버튼을 클릭한 뒤 요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구글 측은 요청을 검토한 후 해당 이미지를 영구적으로 흐리게 처리한다.
전문가들은 이 기능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사용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실제 범죄 위험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집 흐림' 기능 사용 증가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보안 트렌드로 볼 수 있다. 온라인상의 개인정보 노출이 오프라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디지털 흔적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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