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상금(17억 원)이 걸린 메이저 한화클래식 3라운드 최고 하이라이트 장면은 윤이나가 숲속에서 친 샷이 총알처럼 뒤로 간 걸 것이다.
24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 1번 홀(파5).
윤이나의 티샷이 그만 왼쪽으로 감기면서 나무와 덤불이 뒤섞인 숲으로 들어갔다.
공은 어렵사리 찾았지만 상황은 최악이었다. 힘겹게 스탠스를 취한 뒤 친 샷은 앞으로 간 게 아니라 윤이나 몸 뒤로 ‘쌩~’ 사라졌다. 숲풀 속에 돌이 박혀 있는 것을 모르고 친 샷이 그만 돌에 튕겨 뒤로 날아간 것이다. 윤이나는 물론 시청자들도 생전 처음 보는 장면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1벌타 후 네 번째 샷으로 공을 꺼냈으나 러프에 떨어졌고 다섯 번째 샷으로 페어웨이로 내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여섯 번째 샷이 그린 앞 러프에 떨어지는 바람에 결국 ‘7온 2퍼트’로 한꺼번에 4타를 잃는 쿼드러플 보기가 나왔다.
윤이나의 롤러코스터 하루는 뒤로 쏜 ‘돌샷’과 함께 나온 쿼드러플 보기로 시작됐다. 2번과 3번 홀을 파로 넘긴 윤이나는 4번 홀(파5)에서 1m 버디를 잡았고 곧바로 이어진 파3의 5번 홀에서도 4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했다. 6번 홀(파4)에서 첫 보기가 나왔지만 8번 홀(파4)에서 10m가 넘는 버디 퍼팅을 떨어뜨리고 만회했다.
후반도 초반이 좋지 않았다. 11번 홀(파4)에서 두 번만에 공을 올리지 못해 보기를 범했고 14번 홀(파4)에서는 3퍼트로 다시 보기가 나왔다. 하지만 윤이나는 막판에 다시 힘을 냈다.
15번 홀(파3)에서 8.5m 버디 퍼팅을 떨어뜨린 뒤 16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성공했다. 18번 홀(파5)에서도 2m 버디를 잡은 윤이나는 1오버파 73타로 긴 하루를 마감했다. 버디 6개, 보기 3개, 쿼드러플 보기 1개가 섞인 스코어 카드는 무척 혼란스러웠다.
3라운드 합계 2언더파 214타를 기록한 윤이나는 배소현, 하라 에리카(일본), 성유진 등과 함께 공동 22위에 자리했다. 쿼드러플 보기가 선두 진입을 노리던 윤이나의 발목을 잡았지만 여전히 톱10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박현경, 임희정, 박민지 등이 포진한 공동 10위(5언더파 211타)와는 3타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윤이나의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충분히 ‘5연속 톱10’에 도전해 볼만하다. 윤이나는 7월부터 롯데오픈 공동 2위,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공동 3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그리고 더헤븐 마스터즈 공동 5위 성적을 냈다.
5타차 선두로 시작했던 이예원은 이날 1타를 잃었지만 11언더파 205타로 단독선두를 유지했다. 이날 3타를 줄인 이가영과 5타를 줄인 박지영이 공동 2위(9언더파 207타)에 올랐고 나란히 4타씩 줄인 황유민과 최민경이 공동 4위(8언더파 208타)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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