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달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비행사들이 결함이 발견된 보잉의 ‘스타라이너’ 대신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건’을 타고 지구로 귀환한다. 유인 우주선 운행에서 ‘절반의 성공’만 거두며 경쟁사에 역할을 내준 보잉이 또 한 번 어려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빌 넬슨 나사 국장은 24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라이너는 9월 초 탑승자 없이 홀로 귀환할 것”이라며 “소속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9월 말 발사될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건을 타고 내년 2월 지구로 돌아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결정은 안전에 대한 약속의 결과”라며 “우주 비행은 가장 안전할 때나 정례적일 때조차 위험하다. 하물며 시험비행은 본질적으로 안전하지도, 정례적이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당초 ISS에 1주 정도 머물 계획이었던 우주비행사들은 앞선 2개월에 더해 6개월가량을 더 우주에서 보낼 예정이다.
보잉은 스타라이너의 임무 완수 가능성을 두고 나사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사와 보잉은 앞서 수주에 걸쳐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기체 결함이 귀환 작업 시 어떤 위험 요소가 될 것인지에 대해 논쟁을 벌여왔다. 이번에 첫 유인 시험비행에 나선 스타라이너는 ISS에 도킹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문제를 겪었다. 넬슨 국장은 “보잉과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도 “추후 스타라이너의 유인 비행이 다시 시도될 것을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잉사는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추진했던 보잉사는 임무 완수 실패로 우주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나사는 2019년 우주 개발 산업의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민간 업계와 협력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보잉, 스페이스X와 각각 42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 26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의 유인 우주선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스페이스X가 개발한 크루드래건은 2020년 유인 시험비행을 마치고 우주 비행 임무를 10여 차례 성공했다. 반면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2019년 첫 무인 시험비행 때부터 소프트웨어 이상 등 기술적 문제를 거듭 겪었으며 3년 후인 2022년 무인 비행에 성공했다. 프로젝트가 차질을 겪으면서 첫 유인 시험비행은 당초 계획보다 7년 지연됐고 16억 달러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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