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무소속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결국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여온 케네디의 합류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케네디 주니어는 23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대언론 입장 표명을 통해 “나는 선거 승리에 대한 현실적인 길이 있다고 더는 믿지 않는다”며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민주당을 긴 시간에 걸쳐 비판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많은 이슈와 접근 방식에서 우리에게 여전히 매우 심각한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다른 핵심 이슈에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케네디의 트럼프 지지는 경합주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이달 들어 최대 승부처 7곳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다자 구도시 케네디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를 대상으로 ‘해리스·트럼프 중 택일할 것’을 요구했더니 트럼프를 찍겠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결국, 트럼프 측에서는 케네디를 자기편으로 끌어오는 것이 경합주 승부에 의미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민주당 명문가 출신 인사의 ‘트럼프 진영 합류’가 오히려 민주당 유권자들을 결집하게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케네디가의 다른 형제들은 그의 트럼프 지지 선언에 “아버지와 가족이 지켜온 가치를 배반한 결정”이라는 비판 성명을 내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케네디와 공동 유세하면서 “바비(케네디 애칭)와 나는 부패한 정치권을 물리치고 이 나라의 통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바비의 선거운동을 지지했던 모든 사람에게 이를 위한 연합을 구축하는데 함께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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