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청이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영국 바이오뱅크 프로젝트의 대규모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바이오뱅크 프로젝트 연구진은 37~73세 연령대의 참가자 40만 7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13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들은 모두 뇌 질환이 없었으며,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2.7시간이었다.
13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 5227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고 6822명이 뇌졸중을 겪었으며 2308명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TV 시청 시간과 뇌 질환 발병 위험의 상관 관계였다.
하루 3~5시간 TV를 시청한 그룹은 1시간 이하 시청 그룹 대비 치매 발병 위험이 15% 높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5시간 이상 시청 그룹으로, 이들의 치매 위험은 무려 44%나 높았다. 뇌졸중 위험은 12%, 파킨슨병 위험은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높은 TV 시청 시간이 다양한 뇌 관련 장애의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결과는 미국 과학자 조직인 NAS의 12년 추적 관찰에서도 확인됐다.
이 연구에서는 하루 4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치매 발병 위험이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톈진 의과대학 연구팀은 TV를 5시간 이상 시청하면 회백질이 줄어들고 기억 중추가 작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모두 치매와 같은 뇌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TV 시청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이러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오랜 시간 앉아 있는 행동이 근육 활동을 위축시키고 에너지 소모를 줄여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뇌 혈류를 감소시킨다는 이론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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