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 중 절반 이상이 지방에 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부족한 수도권이 아닌 미분양이 적체된 지방에 신축 아파트가 집중되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집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프롭테크 기업 직방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2만 3438가구로 전년 동월(2만 3237가구)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지방 물량은 1만 3709가구로 전체의 약 58%를 차지한다. 서울(2264가구)을 포함한 수도권의 입주 물량은 9729가구다.
도시별로 보면 부산의 입주 물량이 5939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는 지난해 11월(5559가구)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래미안 포레스티지(4043가구)’의 입주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부산의 입주 물량은 2022~2023년 집중된 탓에 올해부터 줄기 시작하면서 내년에는 연간 1만여 가구 규모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밖에 전북(1925가구)과 충남(1715가구), 대전(1304가구), 경북(1235가구) 등도 다음 달 입주 물량이 1000가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경기가 4384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인천 3081가구, 서울 2264가구 등의 순이다. 서울에서는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1265가구)’, 강동구 천호동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999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두 단지 모두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이 완료된 단지다.
경기에서는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 위치한 ‘판교 해링턴플레이스(1123가구)’, 파주시 다율동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해오름마을 8단지 운정자이퍼스트시티(920가구)’가 각각 집들이를 한다. 인천에서는 미추홀구 학익동 ‘학익 SK뷰(1581가구)’, 서구 왕길동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1500가구)’가 입주한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상황에서 신축 공급이 늘어나면 집값이 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9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17% 상승한 반면 지방은 0.01% 하락했다. 대구의 하락 폭이 0.10%로 가장 컸고 이어 제주(-0.05%), 부산(-0.03%), 광주·세종·경남(-0.02%) 등의 순이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지방 아파트 매매 시장 회복에 대한 예단은 아직 이르다”며 “일부 지역 및 단지의 반등이 시장 전체로 확산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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