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도파민 세포를 정상 세포로 대체해 파킨슨병 완치에 도전합니다.”
강세일(사진)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는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존 치료제는 파킨슨병의 진행을 지연시켜주고 개발 중인 치료제 역시 병의 진행을 중단해주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파킨슨병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난치의 영역’이다. 중뇌의 한 부분인 복측의 신경전구세포가 사라지면서 도파민을 생성하지 못해 발병한다. 손 떨림, 운동능력 상실, 불면, 감정조절 이상이 나타나며 악화되면 사망까지 이른다.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2021년 704만 명에서 오는 2029년 870만 명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 6만 명 수준이었으나 불과 10년 만인 2020년 11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는 ‘엘도파’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병의 증상을 억제할 뿐 개선하지는 못하는데다 투약 이후 5~10년이 지나면 내성이 생겨 약효도 떨어진다. 현재 사노피, 바이오젠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알파시누클레인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도파민을 만드는 세포를 만들어 뇌 속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TED-A9은 ‘TED’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신경전구세포를 만들고 중뇌 복측 도파민 신경 세포로 분화시킨 다음 수술을 통해 뇌 속 6곳에 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지난 6월에 발표한 임상 1/2a상 중간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저용량 투여 대상자 3명의 파킨슨병 평가척도(MDS-UPDRS partⅢ) 점수가 기저치인 61.7점 대비 평균 12.7점 하락했다. 같은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엘의 자회사 블루락테라퓨틱스의 ‘벰다네프로셀’ 저용량 투여군(7.6점 하락)보다 우수한 성과다. 고용량 투여군(12.4점 하락)과 비슷한 수준이다.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가 후원하는 마린 팔머 그룹도 배아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치료제에 단백질을 포함시켜 효과를 증폭하는 경쟁사와는 달리 에스바이오메딕스 TED-A9은 저분자 화합물만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치료제를 만들었음에도 고무적인 결과를 냈다. 강 대표는 “수율과 순도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앞서 비임상 결과에서는 경쟁사와 비교해 효과가 2~3개월 정도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오는 9~10월에는 고용량 투약군 3명에 대한 1년 관찰 결과를 발표한다. 내년 3월에도 저용량 3명, 고용량 3명에 대한 1년 추적 결과를 내면서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1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a상 최종 결과를 내년 9~10월 발표하고 동시에 해외 진출을 위한 해외 임상시험 계획은 내년 1분기까지 완료 예정”이라며 “임상 3상까지 종료되는 시점은 2029년쯤으로 보고 있고 조건부 품목허가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