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그 샷’보다 더 황당한 샷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한화클래식 3라운드 1번 홀에서 돌에 맞고 뒤로 총알 같이 날아간 윤이나의 ‘거꾸로 간 샷’ 얘기다. 윤이나 자신도 얼마나 황당했으면 “샷 한 공이 뒤로 간 건 생전 처음”이라고 했을까.
수풀 속에서 나온 그 샷 탓에 결국 쿼드러플 보기를 범한 윤이나는 한화클래식을 공동 19위로 마감했다. 만약 그 샷만 없었다면 윤이나는 5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윤이나와 공동 7위 선수 간 타수 차이는 2타에 불과했다.
비록 최근 상승세에 발목이 잡혔지만 윤이나는 KLPGA 통계 중 종합능력지수 부문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종합능력지수는 평균 타수, 평균 퍼팅, 이글 수, 평균 버디, 벙커 세이브율, 그린 적중률, 드라이브 거리, 그리고 페이웨이 안착률 순위를 모두 더해 그 선수가 얼마나 골프 종합 능력이 뛰어난 지를 가리는 통계다.
8개 부문 중 윤이나가 1위에 올라 있는 게 3개나 된다. 평균 버디(4.25개), 이글 수(3개) 그리고 벙커 세이브율(81.81%)에서 1위에 올라 있다.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부문도 3개다. 평균 타수(69.90타), 드라이브 거리(255.11야드) 그리고 그린 적중률(78.97%)이다. 이 6개 부문 순위를 더하면 ‘9위’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부문에서 최고일 수는 없다. 그건 인간의 영역 밖일 것이다. 윤이나는 평균 퍼팅에서는 40위(29.92개)를 기록하고 있고 페어웨이 안착률에서는 58위(70.56%)를 달리고 있다. 8개 부문을 모두 합한 순위는 ‘107위’로 종합능력지수 또한 ‘107’이다.
퍼팅과 티샷 정확도가 지수를 확 높이고 있지만 그래도 윤이나는 종합능력지수에서 2위와 큰 차이로 1위에 올라 있다.
2위는 종합능력지수 ‘157’의 황유민이다. 황유민은 평균 타수 9위, 평균 퍼팅 16위, 이글 수 1위, 평균 버디 4위, 벙커 세이브율 15위, 그린 적중률 25위, 드라이브 거리 3위, 페어웨이 안착률 84위를 기록하고 있다.
윤이나, 황유민 뒤로는 박민지(163), 방신실(176), 박현경(189), 이예원(193), 박지영(200) 순으로 이어진다.
윤이나는 올해 1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1회, 준우승 3회, 3위 1회 등의 성적으로 상금랭킹 5위, 대상 포인트 3위에 올라 있다. 종합능력지수를 봤을 때 어쩌면 흡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과연 윤이나가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발휘해 각종 지표를 어느 정도까지 끌어 올릴지 흥미롭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