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일부 강성 지지층에 기댄 극단적 정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상식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에 대해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대한민국 공동체를 책임지겠다고 할 것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거대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을 빌미로 한 국회 청문회 개최와 현 정부의 주요 장관을 겨냥한 탄핵 등을 잇달아 시도하는 데 대해선 “탄핵이라는 것은 국민의 강한 매인데, 일상적으로 치면 (정부가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8·18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85.4% 득표율로 대표로 재선출된 데 대해 “그 과정에서 국민적 눈높이와 다른 모습들이 나타났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 당권 경쟁 과정에서 김두관 후보도 “‘찍히면 죽는다’는 검은 그림자가 당을 지배하고 소수 강경 ‘개딸’의 목소리가 당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강성 지지층인 ‘개딸’과의 결별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먹사니즘(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외치면서 대표로 다시 선출된 뒤 윤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거대 야당의 독주 행보를 바꾸지 않으니 여야 협치를 복원하기 어렵다. 특히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겨냥한 탄핵 청문회를 강행하고 채상병 특검법안 입법을 거듭 압박해 대치 정국을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의 힘으로 탄핵과 청문회·특검 발의 등을 강행하는 한편 ‘노란봉투법’ 등 지지층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입법을 밀어붙이면서 무한 정쟁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이 폭주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개딸 등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이재명 팔이 척결”을 주장하다가 지지율 급락으로 낙마한 것도 민주당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더 이상 강경 세력에 매달리지 말고 탄핵·입법 폭주를 멈춰야 한다. 수권 정당임을 주장하려면 쳇바퀴 정쟁에서 벗어나 경제·민생 살리기를 위해 여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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