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의 근무 중 음주 적발 사례가 8건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잇단 철도 사고로 국민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코레일이 지나치게 안전 경영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코레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근무 중 음주’로 적발돼 징계받은 직원은 총 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2023년 4년간 같은 이유로 징계받은 9명에 맞먹는 숫자다.
구체적 사례로는 선로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선임급 직원이 근무 시간에 직원들과 총 12회 음주를 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 3월 해임 처분을 받았다. 같이 술을 마신 직원들은 정직, 견책 등에 처했다.
역무실 야간 근무 중 사회복무요원 등과 술을 마시다가 현장에서 적발된 역무원도 지난 4월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다.
다만 이들은 자체 징계에 그치고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현행 철도안전법에는 철도 종사자의 음주를 금지하는 규정은 있지만 이를 사법 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은 없다. 코레일 측은 “철도안전법 개정 전임에도 근무 중 음주가 확인되면 철도특별사법경찰에 지체 없이 신고하도록 올해 6월부터 잠정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철도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직원들이 근무 중 음주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직원들의 기강 해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철도공사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레일 소관 철도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동대구역에서 경주역으로 달리던 KTX 산천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300명이 넘는 승객들이 후속 열차로 갈아타고 일부 열차는 선로를 우회해 운행하면서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수 시간씩 지연되는 등 무더위 속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작업 중이던 코레일 직원 2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1명이 부상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로역에서 상행선 점검 모터카와 선로 보수 작업용 모터카가 충돌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구로역 사고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눈에 일이 보이면 그걸 막 덤벼들어서 하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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