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 사이 한반도 기온이 1.6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9년(1912~2020년) 동안 한국의 기온은 약 1.6도 상승했다. 전 세계 평균 상승 폭이 1.09도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빠른 속도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감온도 35도를 넘는 강도 높은 폭염은 최근 10년간(2014~2023) 연평균 5.11일 발생해 앞선 10년간(2004~2013)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도 분석됐다. 최근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기상청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50년(1974~2023년) 동안 국내 주요 25개 도시 여름철 폭염일수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동안 총폭염 발생일수는 전 지역 평균 51.08일로 나타났다. 앞선 10년 평균은 20.96일이었으니, 10년 사이 2.4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한 해 평균 발생일수도 1.62일(1994~2003)→2.10일(2004~2013)→5.11일(2014~2023)로 증가했다. 그린피스는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 신속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정부 차원의 장기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길고 지난한 여름이 앞으로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 떨어지지 않을 때를 뜻하는데, 지난 100년 사이 여름은 20일이나 길어졌다. 1년 중 넉 달 가까이 여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엔 6월 11일에 여름이 시작해 9월 16일 끝났으나, 최근엔 5월 말에 여름이 시작됐다. 열흘 넘게 앞당겨진 셈이다. 일찍 시작한 여름은 9월 말쯤 느지막이 끝난다.
27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찜통’ 날씨가 이어지겠다. 서울에서 34일간 이어졌다 멈춘 열대야는 이날 다시 전국 곳곳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로 올라 매우 무덥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아울러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오는 곳이 많겠고, 이날부터 28일까지 동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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