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호주의 동성 커플 펭귄 중 한 마리가 자연사했다. 남은 한 마리는 연인의 죽음을 알아챈 듯 애도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6일(현지시각) N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호주 시드니 시라이프 수족관에서 동성 펭귄 커플 ‘스펜’과 ‘매직’ 중 스펜이 11살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펭귄의 최대 수명은 13년이다.
수족관 측은 매직이 파트너의 죽음을 인지할 수 있도록 스펜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자 매직은 스펜을 추모하는 듯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다른 펭귄 무리들이 아름답게 따라 불렀다고 한다.
시라이프 수족관은 “직원들이 매직의 비극적인 상실감을 우려해 이를 극복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펜’과 ‘매직’은 호주에서 동성혼 법제화가 이뤄진 직후 ‘동성 펭귄 커플’로 불리며 6년 동안의 시간을 함께 지냈다. 이들은 버려진 알을 품어 부화에 성공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펭귄 커플은 2018년 ‘라라라’는 이름의 새끼를 공동 양육했으며 2020년에는 ‘클랜시’라는 새끼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는 스펜과 매직의 이야기를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수족관측은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수많은 책과 영화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스펜은 평등을 옹호하는 데 도움을 준 것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오염, 기후 변화 및 야생 펭귄 보호 필요성 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올해 8살인 매직에 대해서는 평생 혼자 지내게 할지, 다른 펭귄과 함께 지내게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쿠아리움 홈페이지에는 스펜을 추모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현지 팬들은 “스펜과 매직 커플은 평등의 상징이었다”, “단지 펭귄일 뿐이었지만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사랑은 너무나 용감하고 아름다웠다”, “수천명의 팬들이 스펜을 그리워할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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