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공무원들의 월급이 올해보다 평균 3.0% 오른다. 2017년 이후 최대치 인상률이다. 낮은 임금 등 열악한 처우로 인해 저연차 공무원(MZ 공무원)들의 줄퇴사가 이어지자,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내년도 공무원 보수를 3.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본급과 각종 수당, 보조비를 합친 보수에 대한 처우 개선율이다. 기획재정부가 27일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국가 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44조8000억원에서 46조6000억원으로 4.1% 늘어난다. 국가공무원 인건비 예산에는 중앙부처뿐 아니라 헌법기관, 군 장병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정부는 누적된 물가 상승과 팬데믹 기간 억제한 보수 인상률, 민간과의 보수격차 등을 반영해 내년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보수는 2018년 2.6%, 2019년 1.8%, 2020년 2.8% 올랐다가 코로나19 기간 인상률이 0∼1%대로 낮아졌다.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 수준이었다.
앞서 공무원 노조와 협의하는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는 내년도 인상률을 2.5~3.3%로 권고했고, 정부는 이의 절반 수준인 3%로 인상률을 결정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1.7%)을 상회하는 수치다. 유병서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임금 인상률은 낮은 반면 물가는 높은 편이라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었다"며 "민간과의 보수격차도 벌어지고 있어 이를 고려해 작년보다 높였다"고 말했다.
이로써 일반직 9급 1호봉 세전 연봉은 올해 3010만원에서 내년 3100만원으로 90만원 오른다. 기본급은 월 187만7000원에서 193만3000원으로 5만6000원 높아진다. 다만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1만30원)을 월 209시간 근로 기준으로 환산한 월급 209만6270원에는 못 미친다.
유 총괄 심의관의 설명처럼 민간 기업과의 보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재부와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은 2020년 90%가량에서 올해 전망은 약 82.8%까지 낮아졌다. 이 같은 ‘박봉’에 공직 사회를 떠나는 젊은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18~2022년 재직기간 5년 미만의 공무원 퇴사자는 2만 8934명에 달한다. 2022년에만 1만 3032명으로, 2019년 7548명보다 72.6% 증가했다. 지난해 임용된 지 1년이 안 돼 퇴직한 공무원 수는 3020명에 달했다. 공무원 인기도 덩달아 시들해지고 있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22.8대 1로 31년 만에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2030 청년위원회는 이달 초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사회 이탈을 막기 위한 임금 인상을 정부에 강력 촉구하며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은 너무 초라하다. 그것마저 매년 거의 삭감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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