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 총사령관으로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켜 독일의 항복을 받아낸 미 육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중장이 연합국의 승리를 공헌한 4대 병기 중 하나로 꼽은 것이 ‘C-47’ 수송기다.
대규모로 이뤄지는 현대전에서 중요 전선에 많은 병력과 물자 등을 빠르게 보급하기 위해 공격 전투기와 폭격기 보다는 수송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젠하워 중장은 제2차 세계 대전 과정에서 수송기가 이 같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평가해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송기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대규모 화물을 싣고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전략 수송기가 있다. 무거운 화물을 최대화물중량까지 가득 채우고 이륙해 장거리 수송 임무를 수행한다. 대량의 화물을 장거리로 비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비행속도가 필요해 대부분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다.
또 다른 하나는 덩치가 작고 화물 탑재량이 적은 전술 수송기다. 작전상 중요 전선 근처 간이활주로나 비상활주로에서 뜨고 내리거나, 전선 근처에 병력과 화물을 낙하산으로 투하한다. 먼 거리를 비행하지 않아 속도가 중요치 않기에 ‘터보프롭 엔진’을 사용한다.
현존 최강 다목적 수송기 ‘C-130J’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운용하는 수송기는 크게 네 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존 최강으로 꼽히는 다목적 수송기인 ‘C-130J’ 슈퍼 허큘리스다.
2023년 10월에 북아프리카 수단 내 군벌 간 무력충돌로 현지 우리 교민들을 대피·철수시킨 ‘프라미스 작전’을 비롯해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장악했을 당시 우리 정부·기관을 도왔던 현지인 조력자 및 가족들을 국내로 데려온 ‘미라클 작전’에 공군의 C-130J 수송기를 동원했다.
C-130J은 전술 수송기로, 장거리 대형수송기가 아니다. 프라미스 작전에서 수단 인근 지부티 미군기지까지 논스톱으로 비행해 가지 못해 두 차례 중간 급유를 받아야 했다. 2021년 미라클 작전 때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까지 날아갈 때 17시간 이상이 걸린 것도 중간 기항지에서 급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C-130J 1957년 실전배치 후 현재까지 70년 가까이 운용되는 ‘베스트셀러’ 수송기로 다양한 개량형이 나왔다. 최신형은 미라클 작전과 프라미스 작전에 투입됐던 ‘C-130J-30’이다. 우리 공군은 4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C-130J는 길이는 29.7m, 너비는 40.4m, 높이는 11.6m 크기로, 탑재 중량은 31톤이다. 순항속도는 시속 540㎞, 최대 항속거리는 3800㎞에 달한다. 현재 우리 공군은 C-130J를 군사훈련·작전은 물론 인도적 목적의 대규모 인력 수송 작전에 투입하고 있다.
다음으로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있다. 공중급유기는 공군의 임무 영역을 확장하는 ‘전력자산’이다. 대한민국 공군의 공중급유기 도입은 ‘대한민국 KC-X 사업 공개입찰’을 통해 2015년 6월 30일에 유럽 에어버스社의 ‘A330 MRTT’로 최종 결정되면서 공중급유기 도입을 확정했다.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는 유럽의 에어버스가 제작한 민수용 A330-200 여객기를 스페인 헤페타에서 공중급유기로 개조했다. 2018년 11월 1호기의 국내 도착을 시작으로 2019년 4월 2호기, 8월 3호기, 12월 4호기가 각각 추가로 도입됐다. 총 4대로 2020년 7월부터 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동체길이는 58.80m, 날개 폭은 60.3m, 높이는 17.4m에 이른다. 최대이륙중량 23만3000㎏, 최대속도 마하 0.86(1053Km/h), 최대 연료 탑재 항속거리 1만5320㎞, 최대운항고도 4만1500ft의 제원을 가졌다.
또 100톤이 넘는 연료를 싣고 공중급유 기능 외에 화물 40여 톤과 300명 이상의 병력을 동시에 수송하는 게 가능하다. 환자 후송 시에는 130개의 병상을 탑재해 의무 기능도 수행한다. 우리 공군이 보유 중인 수송기 중 가성비율이 가장 높은 다목적 기체다.
지난 2022년 12월 28일 제148회 방위산업추진위원회에서는 공중급유기 2차 사업에 대한 사업추진 기본전략(안)을 심의·의결해 공중급유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공군의 대표 수송기인 C-130J가 형님격 이라면 ‘CN-235’는 동생격으로 경수송기의 대표급이다. 스페인 항공기 제작업체 CASA(현 에어버스)와 인도네시아의 IPTN(현 누산타라)가 공동 개발한 쌍발 터보프롭 방식의 다목적 수송기다. C-130 보다는 체구가 작지만 다재다능한 능력으로 세계 40개국이 CN-235를 도입해 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CN-235는 단거리 이착륙(STOL·Short Take-off and Landing) 능력을 보유해 짧은 활주로와 비포장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특히 연료효율이 좋아 한반도 지형에 최적화된 수송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상고가 낮아 특별한 장비 없이도 화물 적·하역이 손쉽고 구조와 내부 배열을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전투부대의 인원·장비·물자를 작전지역으로 나르는 공중수송과 작전지역 내에서 공중투하 및 공수착륙하는 공수·공정작전, 야간 공중공격 및 정찰, 재해재난 시 탐색을 도와주는 조명지원작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우리 군은 ‘CN-235-100M’과 ‘CN-235-220M’ 두 가지 버전을 가지고 있다. CN-235-100M는 1990년대 초반에 12대를, CN-235-220M는 2000년대 들어 인도네시아에 초등훈련기 KT-1과 일부 군용 차량을 수출하면서 절충교역을 통해 8대를 추가도입 했다. 이 가운데 CN-235-220M 2대는 HS-748을 대체해 VIP수송용으로 활용 중이다. 최대이륙중량은 15.1톤, 순항 속도는 450㎞/h, 최대 항속거리는 2870㎞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12월 대형 수송기 도입 2차 사업 평가 결과, ‘삼바 수송기’로 일컫는 브라질 엠브라에르社의 터보팬수송기 ‘C-390’을 깜짝 선정했다. 엠브라에르社는 보잉社, 에어버스社에 이어 캐나다의 봄바디어社와 함께 세계 3∼4위를 다투는 항공기 제작회사다
2026년까지 7100억원을 투입해 대형수송기 3대를 구매해 운용할 계획이다. 대형수송기란 전략 수송기의 비행 및 수송능력 그리고 전술 수송기의 이착륙 성능이 결합한 항공기를 의미한다.
C-390 수송기는 현재 브라질 공군에선 5대를 운용 중이다. 이 가운데 4대는 작전 비행시간이 5000시간이 넘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중에 헝가리와 포르투갈 등이 C-390 기종을 구매했다.
엠브라에르社가 제안한 ‘KC-390’은 기존 C-390 군용 쌍발 터보팬 전술 수송기를 기반으로 한다. 길이는 33.43m, 높이는 11.43m, 폭는 33.94m 크기로, 최대 적재능력은 26톤에 달한다. 우리 군은 최대 30t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능력, 최대 900㎞/h의 비행 능력, 7000㎞의 범위를 요구했다.
이외에 VIP 수송 목적인 대통령기 전용기로 쓰이는 B747-8i, B737-300, HS-748-2를 각각 1대, 1대,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추가 도입되는 수송기까지 포함하면 2029년에는 약 50대의 수송기를 도입해 운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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