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법인세에 이어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상을 추진한다. 특히 초부유층을 겨냥해 주식 가치 상승 등 ‘미실현 자본이득’에도 과세할 방침을 밝혀 미 재계 및 월가의 반발이 거세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 부통령이 연 소득 40만 달러(약 5억 3500만 원) 이상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계 소득세율을 44.6%로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한계 세율은 자본이득이 23.8%, 일부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이 각각 29.6%, 39%다.
WSJ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고소득 가구의 최고 한계 세율이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짚었다. 한계 세율이란 초과 수익에 대해 세금으로 지불해야 할 비율을 뜻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순자산 1억 달러 이상인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미실현 자본이득에 대해서도 25%의 세금을 물린다는 방침이다. 이미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었는데 여기에 더해 대기업의 최저세율을 15%에서 21%로 올리고 해외 수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기는 안도 공약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34개 기업들이 모인 ‘미국의 세금을 공정하게 줄이기 위한 연합’은 “해리스 부통령이 내세운 선거 공약은 물가 상승, 임금 하락, 일자리 감소라는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로버M헤르만연방예산센터의 E J 안토니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이 제안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매년 투자 자산의 일부를 매각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이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사람들은 금융과 경제에 대해 완전한 무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일 부자 증세를 외친 해리스 부통령은 연간 소득 40만 달러 이하 가구에 대한 세금 인상은 없다고 못 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자녀에게 3000달러, 6세 이하 자녀에게는 3600달러의 세액공제도 공약에 포함될 계획이다. 신생아에 대해서도 해당 연도에 6000달러의 세액공제안을 마련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 공약으로 중산층 및 저소득층 1억 명 이상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중산층 감세’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WSJ는 “해리스 부통령은 해당 공약들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약 5조 달러의 세금을 인상하고 다른 세금은 4조 달러 이상 감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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