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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사들 환자 곁으로 복귀하고 정부와 의대 증원 규모 논의해야


진료지원(PA) 간호사 합법화를 골자로 한 간호법이 28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의사들이 간호법 제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간호법은 직역 갈등을 심화시키고 전공의 수련 생태계를 파괴하는 의료 악법”이라며 “법안을 고수한다면 모든 의사들이 나설 것이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의협 등 9개 의사단체는 27일에도 시국선언문을 통해 “14만 의사 회원들은 의료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의정 갈등이 6개월을 넘기면서 의료 현장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전공의 이탈로 대학병원 수술실의 40~50%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응급실 뺑뺑이’나 전원(병원 간 이송) 거부로 살릴 수 있는 환자들이 숨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음 달 추석 연휴에 환자가 몰리면 그러잖아도 빠듯한 응급실 진료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정된 간호법은 간호사들이 환자 치료 및 보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법안이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간호법에 ‘악법’ 딱지를 붙이고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공감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의사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와 의료 붕괴부터 막아야 한다. 이후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2026년 이후 의대 정원과 의료 인력 확충, 필수·지역 의료 강화, 의료사고 방지 안전망 구축, 공정한 보상 수가 체계 마련 등 의료 개혁 과제 전반에 대해 논의해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의사단체는 ‘증원 백지화’만 고집하는 직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 차원에서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 정부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의사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유연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의료 개혁을 위한 의대 증원 원칙이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조만간 대입 절차가 시작되는 2025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안대로 시행하는 게 불가피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보류’처럼 의사들의 요구를 원칙 없이 수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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