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성(城)들이 관람료를 대폭 올리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해외 관광객들이 급증하자 관람료를 슬그머니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시는 국보인 마쓰모토성의 관람료를 내년 4월부터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시 당국은 성인 요금을 전자 티켓 1200엔, 종이 티켓 1300엔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이는 2020년 현행 요금인 700엔으로 인상된 이후 처음이다. 내진 대책 등의 재원 마련이 표면적인 이유다.
현재 관람료는 전자와 종이 티켓 모두 고등학생 이상 성인 700엔이다. 전자 티켓은 천수각 입장 일시를 지정할 수 있으며, 시 홈페이지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시는 향후 티켓 판매 관리에 인력이 많이 소요되는 종이 티켓을 폐지할 예정이며, 전자 티켓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종이보다 100엔 낮게 책정했다. 초중학생 요금은 300엔에서 전자, 종이 모두 400엔으로 인상된다.
마쓰모토시가 요금 인상을 결정한 이유는 천수각의 내진 대책과 복원 등 올해부터 수년에 걸쳐 진행할 정비 사업에 36억 엔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일본 전역의 성에 확산되고 있다. 오사카성의 관람료도 내년 봄 성인 600엔에서 1200엔으로 오를 예정이다. 다른 국보 4개 성의 경우, 히코네성(시가현 히코네시)은 10월부터 800엔에서 1000엔으로, 히메지성(효고현 히메지시)은 2026년 4월까지 현행 1000엔에서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누야마성(아이치현 이누야마시)과 마쓰에성(마쓰에시)도 각각 550엔, 680엔에서 인상을 검토 중이다.
마쓰모토시는 이러한 추세를 고려해 "관람료의 시세를 반영한 개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2023년도 마쓰모토성의 입장객 수는 89만 7,406명으로, 이 중 외국인은 역대 최다인 16만 1,884명을 기록했다. 관람료 수입은 역대 최고인 5억 1122만 엔이었다.
이번 관람료 인상 결정은 일본의 주요 관광지들이 코로나19 이후 늘어나는 관광객 수와 시설 유지 비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향후 다른 유명 관광지들도 유사한 요금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어,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관광객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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