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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家 정면 충돌… 한미약품, '형제 측' 지주사와 독자 경영 선언

박재현 대표 직급 강등에

독자 경영 공식화로 맞불

임시주총 소송전 불가피

한미약품그룹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3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약품(128940)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이 장악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가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을 전무로 강등했으나 한미약품은 ‘독자 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한미약품은 29일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한다”며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종속회사로서의 경영이 아니라 한미약품만의 독자적 경영으로 ‘글로벌 한미’의 초석을 다지고 주주들께 높은 기업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그룹 모녀인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연합’ 측 인사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이달 26일 3인 연합의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공식 거부한 뒤 박 대표는 28일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 내 별도 인사·법무 조직을 신설하며 독자 경영의 시동을 걸었다. 이에 임 대표가 지주사 대표로서 박 대표의 직급을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했으나 한미약품이 정면 반격하는 모양새다.



한미약품은 이날 내부 인사 조직을 신설해 지주사에 위임했던 인사 업무 독립을 공식화했다. 한미약품은 “인사 조직에 이어 독자 경영을 위해 필요한 여러 부서들을 순차 신설할 계획”이라며 “올 3월 이후 다소 위축됐던 한미의 신약 개발 연구개발(R&D) 기조를 복원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를 빠르게 진척하고 9월부터 연이어 열리는 글로벌 학회에 참가해 그동안 축적해온 R&D 성과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 대표는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의 대표 선임 과정에서 형제 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앞서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한 뒤 임종훈 이사는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았고, 임종윤 이사도 한미약품 대표에 오르려 했다. 하지만 한미약품 이사회 개최가 불발되면서 임종윤 이사는 대표직에 선임되지 못했다. 이때 박 대표의 요청으로 이사회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인 연합 측이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법적 공방도 불가피하게 됐다. 임 대표가 3인 연합의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거부했지만 이들의 요청은 법적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상법에 따르면 주주제안을 받았을 때 이사들은 지체 없이 이사회 소집 결정을 내려야 하고, 이사회가 소집 청구를 거절하거나 상당 기간 지체하면 주주는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 결정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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