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335조 원)를 돌파했다. 미국에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를 제외한 회사가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들어간 것은 버크셔해서웨이가 처음이다. 버핏이 회사를 인수한 지 62년 만이다.
28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버크셔해서웨이의 시총은 장중 1% 넘게 상승하며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클래스A가 전일 대비 0.75% 오른 주당 69만 6502.02달러로, 클래스B는 전일 대비 0.86% 상승한 주당 464.59달러로 각각 마감했다.
현재 뉴욕 증시에서 시총 1조 달러를 넘은 기업은 애플과 엔비디아·메타 등 총 6곳으로 비(非)기술기업 중에서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유일하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위치한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주가가 28% 이상 상승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상승률(18%)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미국 투자 전문기관 CFRA의 애널리스트 캐시 세이퍼트는 “역사적인 이정표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프랜차이즈 가치에 대한 증거”라며 “버크셔해서웨이가 현존하는 몇 안 되는 (비기술) 대기업 중 하나를 대표하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기술기업들과 달리 미국 철도 회사 BNSF, 가이코보험, 아이스크림 공급 업체인 데어리퀸의 소유주로 구(舊)경제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왔다. 올해 버크셔해서웨이는 애플 지분의 절반을 포함해 대량으로 매각한 주식 대금을 국채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뒀다. 또 순익의 5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올해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가치는 2000억 달러(약 267조 원) 이상 늘었다.
버핏은 1962년 버크셔해서웨이에 처음 투자했으며 3년 뒤 경영권을 인수했다. 가치투자자 찰리 멍거와 함께 회사를 거대 보험사로 키웠고 이를 바탕으로 주식에 투자했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는 총 2850억 달러(약 380조 5000억 원) 규모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더글러스원스롭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제프 무스카텔로는 “1965년 버핏이 회사를 인수한 뒤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버핏의 투자 원칙뿐만 아니라 접근법의 일관성 덕분”이라며 “그들의 첫 번째 규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며, 두 번째 규칙은 첫 번째 규칙을 잊지 말고 복리의 법칙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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