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상품을 제조 판매하는 ‘로코노미(Local+Economy)’가 가치소비 등 현 소비추세에 맞물려 식품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역 농가는 소득을 확보하고,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으로 이미지 개선과 함께 매출을 높이고 있다.
29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지역 특산물로 만든 식음료제품이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뜨겁다. 대표 사례는 한국맥도날드다. 2021년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국내 농가와 계약을 맺고 지역 농산물 기반 신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맥도날드는 올해 경남 창녕군의 마늘을 활용한 창녕 갈릭버거를 시작으로 보성녹돈버거, 진주 고추크림치즈 버거에 이어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창녕 갈릭 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동났고, 7월 경남 진주 고추를 사용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와 머핀은 출시 2주 만에 2종의 메뉴 누적 판매량이 100만 개를 돌파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진도대파버거는 지난해 누적 판매량 280만 개 이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재출시됐다.
경남 남해군의 대표 특산물인 마늘은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과 피자 판매대, 이마트 트레이더스 내 베이커리 매장에서 마늘빵 4종과 피자 1종으로 탄생했다. 또 굽네치킨은 남해 마늘을 구운 토핑으로 활용해 남해마늘바사삭을 출시했다.
음료업계도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스타벅스는 2016년부터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상생음료를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스타벅스 음료팀이 개발, 레시피와 원부재료를 소상공인에 전달해 판매지원하는 방식이다. 2016년 경북 문경시와 손잡고 ‘문경 오미자 피지오’를 처음 선보였는데, 출시 한 해 동안 84만 잔을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 경기 이천시 햅쌀을 활용한 이천 햅쌀라떼, 충남 공주시 보늬밤을 활용한 공주 보늬밤 라떼, 옥천 단호박 라떼 등 상생음료를 선보였다.
메가MGC커피(메가커피)도 지난달 18일 충남 공주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가을 공주시 특산품 ‘알밤’으로 만든 신메뉴를 가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메가커피는 2022년 경북 청도의 홍시, 경북 경산의 대추를 활용한 시즌 음료와 디저트 출시에 이어 그해 전북 장수군 특산물인 오미자·사과로 만든 시즌 메뉴도 공개했다.
CJ푸드빌은 충남도와 협약을 맺고 지역 우수 농수산물을 활용한 신제품을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빕스,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무교주가 등 외식 브랜드에서 신선한 제철 당진 새우를 활용한 스테이크, 파스타, 전골 등의 신메뉴 개발에 나선다.
전남도는 대표 쌀 품종인 새청무를 BGF리테일에 공급한다. 2021년 1만 2800톤, 2022년 1만 3000톤, 2023년 1만 3000톤 공급에 이어 올해도 1만 3000톤의 쌀을 공급한다. 이미 새청무로 만든 김밥과 도시락은 CU편의점에서 맛볼 수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인 원앤원도 경북 의성군도 대표 특산물인 마늘을 소스로 활용해 전국 원할머니보쌈 매장과 CU편의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진병진 창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역특산물을 판매해야 하는 지자체와 소비 패턴 등의 변화로 로코노미 현상이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가치소비, 착한소비를 강조하는 소비패턴과 연계한 만큼 앞으로도 로코노미 현상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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