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정 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연금 개혁을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지금의 연금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연금 개혁의 3대 원칙으로 △지속 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노후 소득 보장을 제시하며 “장기간 지속 가능한 개혁을 통해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개혁안은 미래 세대 청년층의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겠다는 사고가 들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다소 파격적으로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청년들에게 ‘우리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청년을 위해 윤 대통령은 “출산과 군 복무로 인해 연금 가입 기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크레딧도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둘째 자녀부터 인정하던 출산 크레딧을 첫째 자녀부터 인정하고 기존 6개월에서 군 복무 기간 전체를 연금 가입 기간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단순히 국민연금뿐 아니라 기초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다양한 연금을 묶어 함께 개혁하고 혁신해 서민과 중산층의 노후가 두텁게 보장되도록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현행 월 33만4000원 수준에서) 월 40만 원을 목표로 임기 내 인상을 약속하고 생계급여가 깎이는 어르신들의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해 감액하던 금액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퇴직연금은 실질적인 노후 소득이 되도록 역할을 강화하고 개인연금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며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개혁안을 발표하겠다. 국회도 논의 구조를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금 개혁과 함께 의대 증원을 핵심으로 하는 의료 개혁에 대해서도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근 당정 간 의대 증원 갈등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강한 어조로 의대 정원 확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지 차별받지 않고 국민들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공정하게 보장되도록 하는 것을 안 하면 국가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기반 확충에 향후 5년간 10조 원의 재정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권역 중추 병원과 2차 병원, 필수의료센터를 육성하고 지역 인재 전형 확대와 계약형 지역 필수 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서 전문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며 “상급종합병원은 경증 진료가 줄어들고 중증·희귀 질환 진료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보상 체계 확립과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중증·응급을 비롯한 필수·지역의료 수가를 대폭 개선하고 비급여와 실손보험을 개편해 왜곡된 보상 구조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 시대 정부’ ‘지역균형발전’을 최고의 비전으로 내세우는 정부”라고 언급하며 의대 증원과 이를 통한 지방 정주 여건 확보가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과 지방 시대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국토와 인력을 빠짐없이 전부 골고루, 명문 축구팀이 운동장을 빠짐없이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어느 지역에서나 공정한 접근권, 삶에서의 권리를 공정하게 누려야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연금 개혁, 의료 개혁, 교육 개혁, 노동 개혁의 4대 개혁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절체절명의 과제로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온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면 (개혁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편한 길이다. 저는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며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4대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고 그것이 국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맡겨주신 소명을 완수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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