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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빠졌지만…여야 “결국 논의할 듯”

■양당 대표 회담 의제 합의

野, 연일 ‘특검 발의하라’ 압박 속

첫 회담서 韓 대안 내놓을지 주목

“尹 거부권에 협의 어려워” 관측도

韓·李 회담 공동입장문 발표 있을듯

한동훈(왼쪽 사진)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인천에서 각각 열린 1박 2일 연찬회·워크숍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여야 간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 의제가 정해지면서 양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야당이 한 대표가 당 대표 후보 시절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의 특검법을 제안한 데 대해 연일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양당 대표가 처음으로 직접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과 이해식 민주당 당 대표 비서실장은 30일 오후 비공개로 회동해 다음 달 1일 이뤄질 양당 대표 간 회담의 의제를 조율했다. 앞서 29일 두 대표의 회담 일정이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의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측에서 제시한 △정쟁 중단 △정치 개혁 △민생 회복 등 의제가 추상적이라는 입장이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요구한 △채 상병 특검법 △민생회복조치지원금 △지구당 부활 중 지구당 부활 외 두 가지 안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막판 실무 회동에서 각 의제에 대해 상당 부분 합의에 이르며 여야 간 채 상병 특검법 논의에도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이 제안한 대로 특검법을 발의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한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상황을 보고 특검을 정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도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며 이전과 다른 입장을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야당이 제3자 특검안까지 고려한 새로운 안을 합의해 우리가 주체적으로 법안을 내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며 한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며 여전히 엇갈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게다가 채 상병 특검법이 의제로 올라와도 한 대표가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정 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제3차 추천 특검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될 경우 수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공수처와 경찰) 수사가 잘 되고 있다”며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한 것도 한 대표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그렇다.

의제 협상의 관건으로 제시된 의대 정원 증원 유예와 의정 갈등 문제는 공식 의제에 포함되지 않으며 심도 있게 다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회담 의제가 다소 포괄적인 만큼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측에서는 논의하지 않겠다고 해도 두 분이 만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게 될 것 같다”며 “의료 대란 문제도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도 YTN 라디오에서 “현재 민생 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의료 공백이기 때문에 쉽게 (논의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해법과 정책 등에 대해 회담에서 일부 논의가 되더라도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편 양당 대표 회담은 여야 정책위의장과 대변인이 배석해 총 9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한 대표, 이 대표 순으로 7분씩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하고 양당 수석대변인이 결과를 브리핑하기로 했다. 회담 후에는 여야 대표 간 ‘공동 입장문’ 형태의 발표를 비롯해 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양당 대책 기구를 구성하는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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