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와 테너 김재형, 김영우,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바리톤 양준모 등 국내외를 대표하는 오페라 스타들이 ‘토스카’를 선보인다.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표현진 연출은 “전쟁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현 시대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화려한 캐스팅이다. 루마니아의 세계적 소프라노이자 푸치니 스페셜리스트인 안젤라 게오르규가 내한해 오페라 역을 맡았다. 2012년 ‘라 보엠’ 이후 한국에서 최초로 전막 오페라를 선보이는 게오르규는 “오페라 가수인 토스카는 나 자신과도 같은 배역”이라며 “무대 위 감정을 관객들과 나누고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토스카 역에는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아이다’의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이 더블캐스팅됐다.
악역 스카르피아 역에는 사무엘 윤과 양준모가 함께 한다. 사무엘 윤은 “사람이 갖고 있는 악한 감정들의 극한을 표현한 오페라”라며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를 볼 수 있는 오페라”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양준모는 “20대부터 40대까지 몰랐던 것들이 50대가 되며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며 “스카르피아의 잔인하고 비열하면서 젠틀한 모습을 더 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바라도시 역에는 테너 김재형과 김영우가 캐스팅됐다. 김영우는 “이번이 한국 무대 데뷔”라며 “카바라도시 역으로 올해만 50번 무대에 선다”며 기대를 전했다.
대단한 성악가들이고 각자의 매력과 해석이 모두 다른 만큼 날마다 다른 두 캐스팅을 모두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휘자 지중배는 “이번 프로덕션의 매력적인 부분은 각자가 각자의 인생을 연기한다는 것”이라며 “두 캐스팅이 서로 전혀 다른 것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했다.
나폴레옹 시기 프랑스에게 점령된 북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토스카는 1900년에 초연됐으며, ‘라 보엠’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 3대 오페라로 꼽힌다. 1막의 ‘오묘한 조화' ‘테 데움’, 2막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3막의 ‘별은 빛나건만’이 주요 아리아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테너 김영우는 ‘별은 빛나건만’을 부르며 엄청난 성량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를 전율의 소리로 채웠다.
이번 공연은 표 연출의 의도에 따라 시대가 재설정됐다. 표 연출은 “작품이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도록 시대 배경을 1900년대 초의 1·2차 세계대전 즈음으로 설정했다”며 “성당을 무대 배경으로 꾸며 전쟁의 비극을 시각화했다”고 밝혔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푸치니의 가장 드라마틱한 작품인 토스카와의 만남을 만들었다”며 관객들의 기대를 당부했다. 연주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는 지중배가 맡는다. 공연은 9월 5~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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