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 200개 중학교에서 오는 9월부터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물리적으로 막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BFM TV에 따르면 니콜 벨루베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개 중학교에 ‘디지털 쉼표’ 조치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쉼표’를 적용받는 학교의 학생들은 등교할 때 사물함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관했다가 하교할 때 돌려받는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초·중학생에게 교내에서 휴대전화 소지는 허용하되, 휴대전화를 꺼놓아야 한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벨루베 장관은 지난 4월30일 ‘청소년의 스크린 노출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부 용역 보고서 내용을 본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는 디지털 기기가 청소년의 불면, 신체 활동 부족과 비만, 시력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고서 연구진은 11세 이전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15세 이전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할 수 없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4월 발생한 두 건의 학교 폭력 사건으로 인해 청소년의 스마트폰 노출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기도 했다. 특히 몽펠리에에서 3명으로부터 구타를 당한 13세 소녀는 사건 이전에 소셜미디어상에서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리샤티용에선 집단 폭행을 당한 15세 소년이 사망했는데, 스크린 과다 노출이 학생들의 폭력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전문가 의견도 제시됐다.
교육부는 ‘디지털 쉼표’ 성과를 평가해 내년 1월부터 모든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전면시행할 계획이다.
다른 유럽국과 미국에서도 스마트폰의 폐해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 제한을 촉구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동안 어린이·청소년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그들이 성 착취·폭력·마약 콘텐츠에 노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이동통신사 EE는 11살 미만 어린이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말라고 부모들에게 권고하는 지침을 지난 26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월 영국 정부는 각 학교에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도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권고했으며, 이탈리아는 2022년부터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11개 주에서는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13일 주 내 학교에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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