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온라인 데이팅 앱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최근 '틴더', '힌지', '범블', '그라인더' 등 글로벌 데이팅 앱들은 Z세대(젠지) 사용자들을 겨냥해 AI 기반 '바람잡이'(wingmen)를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앱상에서 만난 상대에게 어떤 말을 건넬지, 대화가 계속 이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AI 챗봇 개발에 나선 것이다.
우선 그라인더는 사용자의 프로필과 그간의 채팅 기록을 기반으로 대화를 생성해주는 챗봇 '그라인더 윙맨'을 개발하고 있다. 그라인더의 최고 제품 책임자인 AJ 밸런스는 "마치 술집에서 당신이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것을 친구가 돕는 것과 같다"며 "단지 이런 과정이 앱에서 가상으로 이뤄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틴더는 향후 12개월 안에 AI를 데이트 지원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범블도 유사한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힌지는 AI 기반의 피드백을 제공하는 챗봇을 출시할 계획이다.
데이팅 앱들이 이같은 변화를 꾀하는 배경에는 ‘온라인을 통한 데이트에 대한 젊은 층의 피로감’이 꼽힌다. 지난 3월 원폴 조사에 따르면 데이팅 앱 사용자의 4분의 3 이상이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40%는 번아웃의 이유로 ‘좋은 데이트 상대를 찾는 데 계속해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업계는 데이팅 앱의 주이용자층인 젊은 층이 이탈하면서 유료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수익이 떨어지자 개인화된 피드백 등을 제공해 재기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데이팅 앱의 이런 시도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워릭대 연구진인 캐롤라이나 반디넬리는 "이 모든 것은 사랑을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닌 효율적인 중매 활동으로 바꾸려는 것"이라며 "이런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