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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공장 지키는 AI로봇…유해가스·과열 점검 척척

◆총성 울린 AI 혁명…현대차그룹 순찰봇 근무 첫 공개

무단침입 등 공장 샅샅이 감지

"업무수준·효율성 모두 상승"

사족 보행 순찰로봇 ‘스팟’이 지난달 27일 새벽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제2공장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권욱 기자




8월 27일 새벽 2시 경기도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제2공장. 충전 박스에서 잠자던 1.1m 길이의 4족 보행 순찰로봇 ‘스팟’이 눈을 떴다. 스팟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미리 설정된 경로를 따라 순찰을 시작했다. 재고 부품을 쌓아둔 팰릿(pallet)과 공장 설비가 곳곳에 있었지만 스팟은 능숙하게 피해다니며 공장을 누볐다. 생산 설비의 과열이나 유해가스 발생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온도와 습도 등 데이터를 수집해 안전관리자에게 전달했다. 스팟의 공장 점검 현장이 언론에 직접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해도 사람이 공장을 직접 걸어다니며 일일이 확인해야 했던 것을 스팟이 대신하고 있다”며 “업무 수준과 효율성이 모두 상승했다”고 말했다.

스팟은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제품에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접목시켜 완성한 제품이다. 탑재된 AI와 3D 라이다, 적외선카메라 등을 통해 출입구 개폐와 설비 위험을 감지한다. 무단으로 침입한 외부인을 인지할 수 있으며 쓰러진 근무자를 발견할 경우 안전관리자에게 즉시 보고한다. 현대차그룹은 광명공장을 시작으로 광주공장·화성공장 등에서 스팟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스팟을 포함한 AI 기반 설비를 더 많은 산업 현장에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물류 시스템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 공정의 효율을 높이고 불량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 고임금 추세 등을 감안할 때 AI와 로봇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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