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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변화, '신순환 경제'로 돌파하자

■정하중 한국지멘스 대표

디지털 기반 친환경기술 도입 등

제품 생산 전 과정서 ESG 실천

글로벌 기후위기 선제대응 중요

기업 수익확대 등 선순환도 기대





기후변화는 개인의 일상부터 세계경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피해를 일으키며 전 지구적 문제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 증가하는 난기류 사고나 홍수·가뭄으로 발생한 농작물 피해로 급등하는 장바구니 물가도 이상기후와 무관하지 않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복구에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경제적인 손실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 포츠담 기후연구소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2050년에는 전 세계 소득이 올해 대비 2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비즈니스 방식 전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저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특히 환경 부문은 복합적인 규제 개선 및 대규모 설비 투자,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단편적인 제도 마련을 넘어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사업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한다면 이제 한국도 ‘신순환 경제’로의 진입을 검토해야 할 때다. 신순환 경제는 제품 생산 전 과정에 ESG를 고려한 개념으로 디지털화를 통해 친환경 생산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자원 효율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사업 확장, 일자리 창출 등 부가적 이익도 제공한다.

일찍이 신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도모한 유럽연합(EU)은 지역 내 유통되는 모든 제품에 대한 재활용 원료 비중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한 ‘에코 디자인 규정 개정안(ESPR)’을 내세우며 탈탄소화에 대해 훨씬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팩토리 건설, 메타버스, 인공지능(AI)을 통한 공장 내 자원 재활용 등 실질적 행동이 동반되는 가운데 지멘스 또한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멘스는 203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2022~2030년 6억 5000만 유로(약 9774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차량 및 건물 운영의 전력화 등 이산화탄소 저감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는 전 사업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9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축했으며 지멘스 제품을 사용한 고객들이 지난해 기준으로 약 1억 9000만 톤에 달하는 탄소 배출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신순환 경제의 한 축인 자원 효율성 측면에서도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멘스는 제품 생산의 전 과정을 지속 가능한 재료, 최적의 사용, 가치 회수 및 순환성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평가하는 전사적 자체 인증 라벨 ‘지멘스 에코테크’를 4월 공개했다. 지멘스 에코테크 제품은 100% 재생 가능한 전기를 사용하는 생산 시설에서 제조될 뿐 아니라 제품의 모든 환경적 영향을 투명하게 담아낸 환경 제품 선언(EPD)을 제공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 충족에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지멘스 에코테크 포트폴리오 일부인 ‘시리우스 3RV2 회로 차단기’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활용해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전 모델에 비해 연간 약 27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감하는 효과를 달성했다. 이와 같이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의 사용은 지속 가능성 전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신순환 경제는 기업에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닌 혁신을 도모할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디지털화가 동반된 친환경 기술 개발 및 도입은 지속 가능성, 수익성 측면에서 더 큰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 국내 기업들 또한 글로벌 시류에 발맞춘 신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속화하고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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