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재건축 계획으로 신규 임차 희망자에게 임차 기한을 제한하는 것은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임차인 A씨가 건물주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8년 4월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주인 B씨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식당을 운영했다. 이후 2022년 임차 희망인인 C씨와 점포 시설과 권리 일체를 권리금 7000만 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고 건물주에게 "C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B씨는 건물 재건축 계획 때문에 3년까지만 건물을 임차할 수 있다고 알리면서 해당 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A씨는 건물주로 인해 임대차 계약이 해지돼 권리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원심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건물주가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했기 때문에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이어 "이 사건 건물은 사용승인을 받은 시점으로부터 39년이 지났고, B씨는 재건축을 위해 임차인들과의 계약에서 특약사항으로 '재건축이 예정된 만큼 2025년 8월 이후에는 임대차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뒀다"며 "건물의 재건축 필요성이나 B씨 의사의 진정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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