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년 만에 30%선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주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의료·연금 등 각종 개혁 과제의 청사진을 직접 설명했지만 현실화된 응급실 의료 공백 우려와 반복되는 당정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한 주 전보다 0.4%포인트 떨어진 29.6%, 부정평가는 0.3%포인트 상승한 66.7%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이다. 같은 조사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최저 지지율은 2022년 8월 1주차의 29.3%다. 지난 30일 공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은 최근 석 달 간의 상승 폭을 반납하며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29일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은 국정 동력 견인에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일간 추이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7일 30.4%였지만 30일에는 28.3%까지 밀렸다.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1만 명 늘리는 의료 개혁안에 쐐기를 박는 등 개혁 완수 의지를 피력했지만 국정 기조의 변화를 바라는 중도층에는 ‘결단’보다는 ‘불통’으로 비친 셈이다. 리얼미터는 “‘응급실 의료 공백’이 현실화함에 따라 대정부 신뢰감이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대통령실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당정 충돌에서 찾았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등 반복되는 당정 갈등이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의 결속을 와해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보수층이 밀집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두 자릿수 이상 빠지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밖까지 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동훈 대표의 ‘각 세우기 정치’가 남(야당) 좋은 일은 시킨 것”이라며 “당정 간 엇박자 노출을 멈추고 물밑 조율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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