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다.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미뤄진 신입 지도부 인사 방문 일정이지만, 문 전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공동 대응을 논의하는 자리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새 지도부는 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내 권양숙 여사를 만난 뒤,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번 PK 일정에는 이 대표와 함께 8·1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도 함께 한다.
신임 지도부 구성에 따른 의례적인 인사 차원의 일정이지만 민주당 내 상황은 전대 직후인 2주 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전대 직후에는 이재명 지도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계파 갈등 봉합이 최우선 과제였다면, 이번에는 이 대표에게 집중되던 검찰 수사가 문 전 대통령까지 겨냥하면서 검찰의 ‘수사 공세’에 대한 공동 대응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문 전 대통령 일가는 물론 지인까지 광범위 수사를 진행하자 이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면서 절대 항전 방침을 세운 상태다. 연이은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에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도를 가리기 위한 ‘정치 수사’라는 것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형적인 망신 주기이자 국정 실패에 대한 국민의 여론과 관심을 돌리려는 눈속임 공작 수사”라며 “이런다고 김 여사의 주가 조작, 명품백 수수 의혹 등 수많은 범죄 의혹들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전 정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볼 수 있는 과도한 조치가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정치라고 하는 것이 죽고 죽이는 전쟁은 아니다”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에 대한 대책기구 구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대표뿐만 아니라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도 당에서 직접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문 전 대통령이 강조해온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 정신이 사법 리스크 대응을 고리로 다시 의기투합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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