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행부 갈등과 이사장·집행위원장 사퇴로 인한 파행과 올해 국고보조금 삭감이라는 어려움을 겪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내실을 다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박광수 BIFF 이사장은 “지난해 내홍을 겪었지만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영화제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며 “어려운 시기 동안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내 복원시키는 것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영작 수는 총 224편으로 지난해의 209편에 비해 늘었다. 커뮤니티비프 포함 시 279편이다. 개막작은 김상만 감독의 ‘전,란’이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했고, 강동원·차승원·박정민 등이 출연한다. 4분기 중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출중한 실력의 영화인들이 모아 완성해 낸 매력적 작품”이라며 “개막을 여는 화려한 작품으로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또 “역대 개막작 중 가장 대중적 작품”이라며 “넷플릭스 작품이기 때문에 제외할까 고민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폐막작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다. 박 직무대행은 “에릭 쿠 감독은 칸·베니스·베를린에 모두 초청된 감독”이라며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다룬 프랑스·일본·싱가포르의 공동 제작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개·폐막작은 모두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된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수상한다. ‘뱀의 길’ ‘클라우드’ 등 2편의 신작이 상영된다. 남 프로그램은 “이 외에도 지아장커 등 감독 등 거장의 작품들이 소개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특별전도 마련됐다. ‘고운사람, 이선균’이라는 주제로 ‘파주’ ‘우리선희’ ‘기생충’ 등 영화 뿐 아니라 ‘나의 아저씨’도 만날 수 있다. 이선균에게는 ‘올해의 한국영화공로상’이 수여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RM의 다큐멘터리도 오픈 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된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초로 마켓에 참가해 AI 관련 부스를 운영한다. 박 이사장은 “칸과 부천 영화제에서 영화계의 트렌드인 AI 행사를 하는 것을 봤다”며 “영화 관객과 전문가, 시민을 대상으로 행사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제는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영화의전당 등 28개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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