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양한 인공지능(AI) 서비스 플랫폼이 등장해 기존 검색 서비스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7개월 만에 100만 유저 가입을 달성한 기업도 있는데, 그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의원실 보좌진들도 환영사 작성부터 자료 요약, 통계의 맥락 파악 등 다양한 업무에서 AI 서비스 플랫폼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AI의 시대를 맞이했다. 이미 쇼핑·영상·자율주행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근래 생성형 AI의 출현은 인간의 정신적 노동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느 기술혁신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이다. 다만 AI가 가져오는 사회 변혁이 직업군의 존재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과거 1990년대 시작된 인터넷의 확산도 사회·경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넷플릭스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등장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변화시켰다. 하지만 DVD 대여점, 운수업, 신문사, 영화관, 유통업체 등에 종사하는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했다. 특히 ‘타다’와 택시업계의 분쟁은 혁신과 기존 산업의 생존권 사이에서 정치권이 미리 고민하고 상생의 방안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AI 혁신의 속도를 사회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인터넷 확산에서 경험한 것 이상으로 사회적 갈등과 계층 간 불평등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AI 혁신으로 다가올 변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상생’에 대한 의지를 담은 AI 관련 법률이 필요한 이유다.
AI 기술과 사회 전반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법집행, 생체인식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고위험 AI’를 잘 관리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계층이 AI 기술을 충분히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새로운 취업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22대 국회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반영된 기본법 성격의 ‘AI 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의 경험으로 볼 때 AI 혁신과 상생에 중요한 부분이 또 하나 있다. 바로 AI 사용자와 벤처기업간 상생이다. AI 사용자는 벤처기업의 고객이면서 AI를 학습시키는데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혁신의 동반자다. 따라서 AI 혁신을 위해서는 ‘AI 기본법’을 통한 상생에 그치지 않고 AI 사용자와 벤처기업간 긴밀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상생과 함께하는 AI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22대 국회는 반드시 답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기술의 발전을 바꿀 수 없다면 다가올 미래를 피할 수 없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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