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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제국’ 인텔 생존 위기, 전철 밟지 않으려면 민관정 총력전 펴라


한때 ‘반도체 제국’으로 불렸던 미국 인텔이 실적 악화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프로그래밍 반도체(FPGA)를 만드는 자회사 알테라를 매각할 계획이다. FPGA는 용도에 맞게 회로를 다시 새겨 넣을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의 한 종류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인텔은 알테라까지 팔아야 할 처지에 몰렸다. 인텔은 독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 백지화, 파운드리 사업부 매각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설계와 제조 모두에서 선두를 달렸던 ‘반도체 최강자’였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한 채 AI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기술 개발도 소홀히 한 탓에 삼성전자·TSMC·엔비디아 등 후발 주자에 밀렸다.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뛰어들어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 등 과거 명성 회복에 나섰지만 한번 벌어진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텔은 올 2분기에만 16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인텔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직면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우리 반도체 업체에 인텔의 추락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DS) 부문장(부회장)은 “부동의 1위인 메모리 사업은 거센 도전을 받고 있고 파운드리 사업은 선두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AI 반도체 주도권을 좌우할 첨단 패키징(다양한 칩 여러 개를 쌓고 묶어 성능을 높이는 기술) 분야에서도 뒤지고 있다. 세계 10대 패키징 기업에 대만은 5개사, 중국은 3개사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하나도 없다.



인텔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민관정이 원팀으로 총력전을 펴야 한다. 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시장을 선도하고 정부는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세제·예산·금융 등 전방위 지원을 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공감대가 형성된 ‘반도체특별법’의 조속한 처리 등으로 첨단산업 경쟁력 제고를 뒷받침해야 한다. 마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반도체 산업의 성패가 대한민국의 우상향 발전을 결정한다”며 반도체특별법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는 반도체 산업 지원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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