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소위 ‘거부권 정국’에 대해 “여당은 야당이 의회독재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입맛에 맞는 법안만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해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21회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승만을 제외한 역대 최다 거부권 행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쪽에서는 야당과 싸우라고 독려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대화와 타협을 말하는 분열적 사고,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표리부동, 격노할 줄만 알았지 책임질 줄은 모르는 무책임, 남의 말은 절대 듣지 않는 독선과 불통의 리더십이 대한민국과 국민이 직면한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며 “대통령의 거부권이 ‘상수’가 된 현실은 어느 모로 보나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도 언급하며 “입법부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대해야 할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야당을 적대시하면서 국민을 편 가르고 갈등을 부추기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상 첫 야당 단독 과반이라는 총선 결과는 국정기조를 완전히 바꾸라는 준엄한 명령이자, 민심을 외면하고 국민을 겁박하는 대통령에 대한 회초리였다”면서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30%의 국민뿐만 아니라 비판하는 70%의 목소리도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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