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스템소프트웨어 기업 ‘후지소프트’를 두고 미국계 사모펀드 KKR과 베인캐피털 간 쟁탈전이 벌어졌다. 이미 지난달 초 KKR이 후지소프트의 주식을 매입하겠다는 공표를 끝낸 상황이지만 베인캐피털이 인수액 6000억엔(약 5조5300억원)을 제안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후지소프트는 KKR과 베인캐피털의 조건을 비교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방이 주목된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후지소프트에 6000억엔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다. 앞서 지난달 8일 미국계 사모펀드 KKR이 주당 8800엔으로 매입 총액 5600억엔의 주식 공개 매입(TOB)을 공표한 상황에, 베인캐피털이 더 큰 금액을 제시하고 나선 셈이다. 후지소프트는 이에 대해 베인캐피털의 제안과 KKR의 제안을 비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만약 후지소프트가 베인캐피털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11월 이후 TOB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사모펀드 회사 두 곳이 후지소프트를 서로 인수하려는 배경으로 내년 예상되는 정보기술(IT) 업계 인력·시스템 부족 문제가 꼽힌다. 갈수록 기업의 시스템 혁신과 디지털화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이를 충족할 기업들은 많지 않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후지소프트는 1970년에 통신 기기의 제어 소프트 개발 사업을 시작한 후 인수합병(M&A)을 통해서 사업부문을 확대했다.현재는 매출액의 35%가 시스템 구축에서 나오며 클라우드 사업 부문이 29%, 제어 소프트웨어 개발로 26%를 차지한다. 특히 제어 소프트웨어는 자율주행·전기차 개발에 필수적인 부분으로 성장세가 기대되는 부문이다. 후지소프트의 IT인재는 지난해말 기준 약 1만8000명에 이른다.
아울러 사모펀드 회사들은 후지소프트가 소유한 우량의 부동산 자산에도 주목하고 있다. 후지소프트는 JR아키하바라역 근처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 23채의 건물을 가지고 있다. 닛케이는 부동산 활용도 사모펀드 측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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