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며 목표치인 5% 달성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3일(현지 시간)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연 5%에서 연 4.8%로 낮춰잡았다. 같은 날 캐나다 TD증권 역시 중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5.1%에서 4.7%로 하향 조정했다. 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성장 동력이 2분기와 3분기 꺼지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신뢰 저하로 계속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잇따른 부양책에도 경기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 부진 등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비관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가 경제 전문가들을 설문해 집계한 중국 연간 GDP 성장률 예상치는 지난달 중순 4.9%에서 이달 4.8%로 하향됐다. 중국이 앞선 7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2분기 성장률(4.7%)을 내놓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씨티그룹·바클레이즈 등은 2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이후 중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각각 4.9%, 4.8%, 4.8%로 낮췄다. JP모건의 경우 가장 낮은 4.6%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UBS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 주인 9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물가지수, 10일 수출입지수 발표를 앞두고 중국이 최근 이상기후 충격과 수요 둔화의 이중고를 겪었다는 점이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헌터 챈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주택 경기 둔화에 더해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긴장이 고조될 위험까지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렉스 루 TD증권 전략가 역시 “올해 중반 예산 확대가 없다면 중국 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지출 축소, 비관론 고착화 등으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