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가 이달 말 문을 닫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 시간) 독일 에너지업체 유니퍼가 잉글랜드 노팅엄셔에서 운영하는 랫클리프온소어 발전소가 이달 말 가동을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1968년 처음으로 가동된 지 약 56년 만이다. 랫클리프 발전소의 해체 작업은 10월 시작된 후 2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냉각탑을 비롯한 발전소 부지 철거 작업이 이뤄진다. 직원 170여 명 중 120여 명이 해체 작업에 참여한다.
랫클리프 발전소의 폐쇄는 2030년까지 발전 부문을 탈(脫)탄소화하고 2050년까지는 국가 경제를 탄소중립(넷제로)를 달성한다는 영국 정부의 목표에 따른 조치다. 랫클리프 발전소를 마지막으로 영국의 석탄화력발전은 140여 년 만에 막을 내린다. 영국은 석탄을 동력원으로 한 1차 산업혁명의 중심지이자 1882년 토머스 에디슨의 에디슨전등회사가 세계 최초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연 곳이기도 하다.
특히 주요 7개국(G7) 가운데 석탄을 연료로 하는 발전을 완전히 퇴출하는 국가는 영국이 처음이다. 이탈리아(사르데냐섬 제외)는 2025년, 프랑스는 2027년, 캐나다는 2030년, 독일은 2028년까지 석탄 발전을 종료할 계획이다. 석탄화력은 1990년 영국 전기 공급량의 8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1%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전력 생산은 가스 발전이 34.7%, 풍력 및 태양광 32.8%, 원자력 13.8%, 바이오에너지 11.6%를 차지했다. 배전을 관리하는 내셔널그리드ESO의 임원인 맷 매길은 “많은 사람이 석탄을 퇴출하는 날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우연히 또는 마법처럼 일어난 일이 아니라 큰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이 2030년까지 발전 부문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화석 연료인 가스 발전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늘리는 과제가 남았다. 컨설팅업체 LCP델타는 가스 발전소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 신설 속도보다 빠르게 폐쇄되면 2030년대 초반 전력 공급에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