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을 앞둔 4일 서울 고대안암병원을 찾아 응급의료 현장을 점검했다. 이 대표는 ‘의료 대란’의 근본적 원인은 “정부의 급한 의료 증원 강행”이라며 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와 함께 고대안암병원을 방문해 전문의들과 1시간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의료 현장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붕괴 상황에 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서는 “추석에 예상되는 응급실 대란에 대한 실효적 대안을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렇게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 특히 용산의 태도가 너무 요지부동이라 과연 이런 대화나 논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드는 상황에서 참 걱정이긴 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대화, 정부와 정치권의 대화가 꼭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그 부분까지도 정부와 여야가 터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대표는 “이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놓고 방향이나 지향은 바람직하지만 규모나 기간, 의사 결정 과정 등이 충분한 대화나 합리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돼 급하게 추진되는 바람에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방적이고 과하고 급한 의료 증원 강행이 재고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전날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한 행동을 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 “의료대란이 의사 탓이라니, 그렇다면 민생파탄은 국민 탓이고 경제위기는 기업 탓이겠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의료대란의 원인은 정말 복잡한 이해관계자 설득, 대화, 의견 수렴의 과정을 다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급하게 강경하게 밀어붙인 것”이라며 정부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숫자만 늘려서 될 일은 아니다”라며 “지역 의료, 공공 의료, 필수 의료 등을 연결해서 종합적으로 근본적인 전면 재검토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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