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에 이어 한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진단받는 암인 대장암의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려면 암이 완전히 제거됐더라도 수술 후 항암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4일 국가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2021년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직결장암)은 신규 암 환자 중 갑상선암(12.7%)에 이어 두 번째(11.8%)로 비중이 높지만, 이른 시기 발견하면 완치율(5년 생존율)이 90%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 치료는 발생 부위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이 기본이다. 조기에 발견한 낮은 병기의 환자는 수술로 치료를 종결하는 경우가 있지만, 재발 위험이 큰 2기 또는 3기 환자는 수술 후 보조 항암 치료를 병행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이러한 보조항암요법은 일반적으로 6개월간 진행된다.
특히 직장암의 경우는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이기 위한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요법을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이미 대장암이 상당히 진행됐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 목적의 수술이 어려울 때는 완화적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데, 이러한 경우 암 전이에 따른 증상 완화와 생존 기간 연장이 치료의 주 목적이다.
최정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치료는 꼭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재발률과 사망률을 각각 35%, 24% 정도 감소시킬 수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암 환자도 완화적 목적의 항암치료를 시행하면 생존율 증가와 증상 조절에 따른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환자는 진단 시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암 크기를 줄이는 항암 치료를 통해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바뀌어 완치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항암 치료에는 세포독성 화학항암제와 표적항암제가 활용된다. 세포독성 화학항암제는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인다. 보통은 치료 효과를 높이고 교차 내성을 억제하기 위해 작용 기전이 서로 다른 약제를 같이 사용하는 복합화학요법을 적용한다.
표적항암제는 특정 단백질을 차단해 암의 성장과 전이에 필요한 혈관 생성을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전이성 대장암에서 사용하는 완화적 항암화학요법의 경우 세포독성 항암제와 표적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다만 이러한 항암 치료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주저하기도 한다. 세포독성 화학항암제 치료의 경우 오심, 구토, 설사, 손발저림(말초신경병증) 및 혈구감소증 등이 나타난다. 표적항암제인 세툭시맙(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저해제)을 투여하는 경우 여드름 양상의 피부 반응, 아바스틴(혈관생성억제제) 투여에 따른 고혈압, 단백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에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투여하거나 항암제 용량을 조절한다. 또 부작용 관리 방법을 숙지한 후 일상에서 실천해야 한다.
최 교수는 “항암 치료를 잘 받으려면 체력이 필수”라며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며 술과 담배는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암 치료를 받다 보면 면역력이 저하되는 시점이 올 수 있으므로 감염 예방을 위해 식사 환경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특히, 한약, 환약, 달인 물, 끓인 즙, 농축액 등은 간 또는 신장 기능에 부담을 주는 것들이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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