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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 종료는 곧 파산? 티메프 회생 위한 불가피한 선택"

회생절차협의회 참석 최효종 변호사 인터뷰

“ARS 실패가 반드시 파산으로 직결되는 것 아냐”

법원 주도 하에 정확한 기업가치 평가해야

투자자도 우발 채무 우려 줄이고 검토 가능

최효종 법무법인 린 변호사. 사진 제공=법무법인 린




"ARS 프로그램 종료가 회생 실패 혹은 파산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ARS 종료 후 회생 절차 진입은 법원 중재 하에 투자자 유치를 위한 시발점에 본격적으로 서는 것이죠"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가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 종료 이후 채권단 내부에선 파산 위험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회생 전문 변호사들은 오히려 회생 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법원 주도 하에 회생 절차의 효율성을 높이고, 채권 규모와 재무 상태를 투명하게 조사해야 투자자 유치가 가능하단 것이다.

3일 최효종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2일 서울경제와 만나 "ARS프로그램을 조기에 중단하고 법적 회생 절차를 발는 것이 투자자 유치에 오히려 효율적이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최 변호사는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비롯해 기업 등 30여 곳의 채권단을 대리하며 채권단 대리 변호사 대표로 회생절차협의회에 참석해왔다.

현재까지 티메프에 투자 의사를 밝힌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은 티메프의 회생절차 진입을 조건으로 투자를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최 변호사는 "법적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조사위원인 회계법인이 구체적인 재무상태와 기업가치 등을 산정한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한다"라며 "ARS 단계에선 구체적인 기업 실사가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우발 채무 우려에 선뜻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이미 법조계에선 티메프가 뚜렷한 소득 없이 ARS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오히려 사업 정상화를 지연시킬 것이란 지적이 이어져왔다. 사업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사이트 내 이용자 이탈이 이어지고, 셀러들과의 거래 관계도 복구하기 어려워 향후 인수자가 사업 정상화에 투입해야할 자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단 것이다. 이 경우 투자자 확보조차 난항에 빠질 수 있단 지적이다.



결국 유력한 투자자를 확보하지 않은 이상 빠르게 법적 회생 절차를 밟아 인수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최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쌍용자동차는 당시 유력 인수자인 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상을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4개월간 ARS 프로그램을 연장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인수자 없이 ARS 프로그램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티메프 사태로 인해 관련 업계가 줄도산 위험에 처해있어 연쇄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법적 회생 절차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터파크커머스를 시작으로 해피머니아이엔씨 등 여러 업체가 회생 절차를 신청해 관련 업계의 줄도산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됐다"라면서 "투자자 확보가 당장 불투명한데 ARS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은 채권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꼴"이라고 짚었다.

ARS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티메프는 투자자 확보 외에 자구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차 협의회 당시 티메프 양 사 대표는 소액채권자 우선변제 방안을 제시해 채권단 내에서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차 협의회에 참석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200만 원 이하 소액채권자 변제를 위해선 2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대부분의 자금이 중국에 있어서 단기간 내 이를 조달하기 어렵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최 변호사는 2차 협의회에 참석해 ARS 연장이 아닌 신속한 회생 절차 진입을 통한 투자자 유치 방안을 제시했다. 당장 1차 매각이 유찰되더라도 법원의 회생 개시 일로부터 18개월 이내에는 회생 절차 폐지 없이 재매각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매각 실패가 곧 회생 절차 폐지와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회생기업과 채권자들을 충분히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재매각 절차를 밟아야 파산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생법원은 이달 2일 티메프의 ARS 절차를 종료하고 회생 개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양 사가 회생 절차에서 쓰이는 각 1억 원 이상의 예납금을 법원에 납부하면 법원은 회생 개시 명령을 내린다.

한편 채권단 내부에선 여전히 티메프의 회생 절차 진입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신정권 티메프 비대위원장은 "600여개 채권단 의견 모으고 있어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현재 ARS를 연장하자는 의견과 회생을 진행하자는 두 가지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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